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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년은 그것도 모르고 있어? 열두째라는 것은 우리 봉명장의 열두 시첩 중에서 맨 끝의 치

를 말하는 거야! 세상 사람들이 옥녀서청(玉女舒淸)이라고 부르는 여자 말야!”다른 일이라면

모르거니와 여자란 것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유난히 신경이 날카로워지게 마련이다. 비록

어떤 한편 말만 듣고는 전적으로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어쨌든 매약화 아가씨로

서는 꺼림칙한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그 사람이 언제 서청이란 여자를 유괴하고 납치해

단 말야?”백봉 주영은 또 이상야릇한 미소를 입가에 띠었다.”흥! 그것도 몰라? 내, 네년의

말을 믿고 자세한 것을 이야기해주지! 그것은 바로 석 달 전 일이었어. 소세옥이란 녀석은

늙은이 몸차림으로 변장을 하고, 우리 봉명장에 침입해서 시끄럽게 굴고 달아났거든! 사람

들에게 부상을 입혔을 뿐 아니라, 열두째 서청을 납치해 가지고 도주했단 말야! 물론, 이런

따위 일을 제가 좋아하는 아가씨에게야 이야기해 주지 않았겠지만‥‥‥‥”매약화 아가씨는

한참 동안이나 뭣인가 곰곰이 생각했다.비록, 소세옥이란 청년이 그런 따위의 시시한 인물

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는 하지만, 백봉 주영이 하도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는지라

, 전적으로 거짓말이라고도 믿지 않을 도리도 없었다.괴로운 심정을 못 이겨 매약화 아가

씨의 입가에 쓰디쓴 미소가 떠올랐다.백봉 주영은 매약화 아가씨의 얼굴에 슬픈 표정이 떠

오르는 것을 보자, 내심 가소로움을 금치 못하며 또 다음 말을 했다.”그 녀석은 천하게 몹

쓸 놈이야! 그나 그뿐인가? 이 녀석이 우리 봉명장의 천금같이 귀한 자운 아가씨에게까지

엉뚱한 생각을 품고, 철없는 어린 여자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들어 놓았으니‥‥‥ 그래

서 나는 녀석이 못마땅해서 기어코 찾아내서 만나 보겠다는 것뿐이야!”‘아! 그의 주변에

는 그럼 서청이라는 여성이 또 하나 매달려 있단 말인가?’매약화 아가씨는 예리한 칼끝

으로 가슴을 찔리는 듯 마음이 아팠다. 내심 생각하고 있었다.’좋다! 그게 모두 사실이

라면, 내 네 따위 여자하곤 더 말을 하지 않겠다!'”이봐! 그러니까 말야‥‥‥‥”백봉 주영

은 남의 괴로운 심정을 더욱 자극하면서 언성을 발칵 높였다.”이 세상 남자라는 것들은

모두 믿을 수 없는 놈들 뿐이야. 그걸 알아 둬야 해. 그저 반반한 여자를 보기만 하면 허겁

지겁 제멋대로 다쳐 놓고는 슬쩍 돌아서는 날이 마지막, 발길로 헌신짝처럼 차 내던지다시

피 하니 ‥‥‥ 내가 소가란 녀석을 미워하는 것도 이것 때문이야. 우리 봉명장 장주님은 내

밑 들어 남 뵈는 격이 된다고 하시며, 집안의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