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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도, 비록 화산파의 영도자라고는 하지만 신영시자나 현도노인과 비교하면 역시 명성이나 인

망에 있어서 도저히 그들을 따를 수 없는 인물이다.설사 소세옥이 옛정을 못 잊어서 자기 편에

서 준다손 치더라도, 만약에 만빙여 아가씨가 나타나서 극성을 부리고 버티게 된다면, 이런 장

면에 자기 자신이 나서서 소세옥을 뺏기 위하여 감연히 싸울 만한 입장이 못 된다는 점을 매

약화 아가씨는 잘 알고 있다.자기의 오라버니 매소천도 남신이니 현도노인이니 하는 명성과

위력에 압도되어, 누이동생의 일을 강경히 버티고 수습해 줄 수 없으리라는 것도 뻔한 노릇

이었다.이런 경우에 세상 사람이 북제라 일컫는 이 송죽 노인이 자기편이 되어서 일을 수습

해 준다면, 얼마나 믿음직하고 힘이 될 수 있을까?이렇게 생각할 때, 매약화 아가씨는 속이

후련해짐을 느꼈다. 그래서 입가에 쌍끗 미소가 떠올랐다.송죽 노인은 이 사흘 동안에 처음으

로 매약화 아가씨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매약화 아가씨의 얼굴에서

는 금방 감돌던 미소가 씻은 듯 없어지고, 다시 처량한 표정을 하고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지만‥‥‥ 저는 운수가 좋아서 노인 선배님을 만나 뵙게 되었지만‥‥‥ 그‥‥‥ 그 청년은 어떻

게 되었는지 통 알 수가 없어요.”송죽 노인은 매약화 아가씨가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대뜸 알

아차렸다는 듯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대꾸했다.”네가 지금 걱정하는 것은 그 소세옥이라는

청년 말이겠지?””네! 그래요.””흐흠! 그 청년 때문에 걱정도 되겠지! 하하하‥‥‥‥”송죽 노인은

담담하게 웃고 나서 다음 말을 계속했다.”애! 너는 안심해도 좋을 게다. 인명이 채천(在天)이

라고 했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길흉화복이 모두 하늘에 있는 것이다. 신영시자의 수제자

요 현도노인이 손주 사윗감으로 눈에 둘 만한 대단한 청년이라면, 그 청년도 반드시 어떻게든

목숨을 건졌을 것이다.”하도 반가운 말에 매약화 아가씨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성급 대

꾸했다.”아마 그럴지도 모르죠! 그랬으면 오죽이나 좋겠어요, 선배님!””얘야! 내 말을 더 들

어 봐!”송죽 노인은 거의 긍정적으로 자신 있게 다음 말을 했다.”이 노부가 생각하는 일치고

십중 팔구 들어맞지 않는 일은 없을 게다. 이 사흘 동안의 정세로 생각해 볼 때, 만약에 소세옥

이라는 청년에게 어떤 돌발적인 변화가 생겼다면 절대로 이렇게 평온 무사할 까닭이 없다. 그

뿐이냐. 이 노부의 추측으로는 며칠 동안의 평온 무사한 정세가 지나간 다음에는 반드시 무시

무시한 폭풍우가 휘몰아칠 줄 안다.”매약화 아가씨는 가슴이 뜨끔했다.”무시무시한 폭풍우라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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