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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를 매도하고 있었다.’사람이 살아 있을 적에도 더럽게 굴더니, 죽어 가는 마당에서

도 지저분하게 노는구나! 이런 뻔뻔스런 계집애가‥‥‥’비운이 내심 욕설을 퍼붓고 있는 것

을 만빙여 아가씨야 알 까닭이 없었다. 그러나 강주 아가씨의 말은 만빙여 아가씨를 격분

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발칵 소리를 질렀다.”아가씨는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말어! 이분

은 이미 영산 사람이라는 것을 아직도 모르고 있나?””영산 사람이라니?”강주 아가씨는 도무

지 무슨 영문인지 까닭을 알 수 없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놀라움이 가득 찬 눈초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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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도노인의 얼굴만 유심히 살펴봤다. 마치 노인의 얼굴에서 무슨 해답이라도 얻어내고 싶

다는 듯이.현도노인은 껄껄껄 웃으면서 또 말했다.”두 계집애들이 뭣을 따따부따하고 있단

말이냐? 이 자리에 파묻어 버리는 게 이 청년에게도 고통을 덜어 주는 길이 될 것이다! 신

영궁으로 끌고 가거나 영산으로 끌고 가거나 그것은 이 청년에게 고통을 더해 줄 뿐이다!”

만빙여 아가씨가 그 말을 들을 리 없었다. 무슨 일이나 제멋대로 살아온 버릇을 버리지 못

하고 또 큰 소리로 악을 썼다.”안 돼요! 내가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예요! 이 계집애가 나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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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 눕힌다면 모르거니와‥‥‥‥”강주 아가씨는 아무리 성미가 고운 여자라 해도 이때만은 참

을 수 없었다. 코웃음을 치면서 언성이 높아졌다.”이분은 우리 사문의 오라버니예요! 본래가

신영궁 출신예요! 어째서 안 된다는 거죠?”만빙여 아가씨는 기고 만장해서 소리질렀다.”이

은‥‥‥ 이분은‥‥‥ 나의 ‥‥‥”그러나 차마 말끝을 똑똑히 맺지는 못했다. 돌연 두 발을 동동 구

르며 몸부림이라도 칠 듯 전신을 함부로 흔들었다. 고집불통에다가 앙칼진 성미를 가진 만

빙여 아가씨. 평소에 눈물이란 것을 모르던 이 아가씨도 이 순간에는 울지 않을 수가 없었

다.얼굴이 온통 눈물로 젖어 가지고 갑자기 고개를 푹 수그리며 현도노인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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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모두 할아버지 때문이에요! 아! 이 지경이 됐으니 날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죠?”

비운도 참다못해 언성을 높였다.”흥! 만씨댁 아가씨! 우리 도련님이 아가씨의 뭣이냔 말예

요? 시원하게 똑똑히 말씀을 하세요!”현도노인은 자기 손주딸의 성미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이 이상 내버려 두었다가는 반드시 강주 아가씨와 싸움판이 벌어지리라는 판단을

내리고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못난 계집애! 뭣을 야단 법석을 하는 거냐? 이 할아버지가

이 청년을 여기다 파묻자는 것은 일이 잘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