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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쯤 되는 거리를 미끄러져 나갔다.주육화상은 짓궂은 어린 아이처럼 깔깔대고 웃으면서

벌떡 몸을 뒤집더니 땅바닥에 버젓이 앉았다.”하하하‥‥‥ 되지도 못한 녀석이 우쭐대기만

하면 다인 줄 아냐? 이 스님 아버지가 네놈에게 지어 준 별명이 천하의 걸작이라는 걸

한 번 절실히 깨달았겠지?”이때 매소천도 몸을 바람처럼 가볍게 날려서 땅위에 내려서 있

었다. 옥퉁소는 불쑥 앞으로 뻗쳐서 허비의 등줄기의 급소 영대혈(靈臺穴)을 직통으로 찔

러 버리려고 했다.엎드려서 땅바닥을 살살 기고 있던 허비는 온갖 진기를 모아서 용천혈의

‘아차! 이건 잘못되었구나!’가슴이 뜨끔해지면서 전후를 헤아릴 겨를도 없이 몸을 훌쩍 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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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곧장 오른편을 향하고 떼굴떼굴 굴러 달아나고 있었다.결국 매소천은 한 발자국이 늦었

기 때문에 허비의 급소인 영대혈을 찔러 버리지는 못했지만, 이미 허비의 왼팔에는 너댓 치

길이나 상처가 나서 시뻘건 피가 용솟음쳐 흘러 나오고 있었다.그러나 허비는 어디까지나 억

척스런 장사였다.피를 줄줄 흘리면서도 단숨에 땅 위에 벌떡 일어섰다. 짐승이 미쳐서 울부

짖는 괴상한 소리로 으르릉댔다.”우후후훙! 이놈들! 어디 두고 보자! 내 목숨이 붙어 있는 날

까지는 네놈들과 사생 결단을 해볼 날이 있을 것이다.”그는 마치 연기가 가볍게 슬쩍 사라져

버리듯 눈 깜짝할 사이에 저편 수목이 울창하게 무성한 숲속으로 뺑소니쳐 버렸다.화산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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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자 매소천은 주육화상이 죽지 않은 것을 보자 기적같이만 생각되었다.기뻐서 어쩔 줄

모르며 성급히 입을 열었다.”화상 친구! 죽지 않고 있었네 그려.”주육화상은 커다란 눈동자

를 두리번두리번하면서 껄껄대고 통쾌하게 웃어 젖혔다.”와하하! 핫! 핫! 이 화상이 그렇

게 쉽사리 죽는대서야 말이 되겠소?”매소천은 엄지손가락을 꼿꼿이 일으켜 세워서 휘둘

렀다.”우리 화상 친구가 역시 천하 제일이야! 됐어! 과연 멋진 친구거든! 허비란 놈의 단혼

지에 찔리고도 부상을 입지 않았다는 것은 당대 무예계에서는 일대 기적에 속하는 일이란

말일세.”주육화상은 지극히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하고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해해! 매 형!

그렇게 이 화상을 추켜 올리지만 마시오. 나 역시 매 형이나 마찬가지로 살과 피로 이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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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몸인데, 찔리고도 몸에 구멍이 안 뚫어진 게 이상하단 말이오?”매소천이 까닭을 알 수

없어서 성급히 물었다.”그럼 화상 친구! 허비의 단혼지에 정통으로 찔리지는 않았단 말인

가?”주육화상은 두 눈동자를 두리번두리번거렸다.”아니, 그럼, 매 형은 그게 유감 천만이

란 말이오?”매소천이 시치미를 뚝 떼고 말했다.”자네가 죽어 버렸다면, 내 주변에서 시끄

럽던 존재가 하나 없어지는 셈이니까‥‥‥ 핫! 핫! 핫!”주육화상은 떼를 쓰는 어린 아이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