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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정말예요?””화상은 거짓말을 못하는 법이야! 만약 조카 아가씨가 내 말을 못 믿겠으면,

이 화산파의 영도자 되시는 분더러 보증을 서 달라고 하면 될 게 아냐?”48. 무덤 앞의 묘기

만빙여 아가씨는 여전히 예쁜 눈을 딱 부릅뜨고 앙칼지게 소리를 질렀다.”어떻게 보증을 선다

는 거예요?”주육화상이 시치미를 뚝 떼고 대꾸했다.”내 이 화상의 대가리는 한푼의 가치도 없

지만 이 두령님의 머리는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니까, 이분의 머리를 담보물로 삼으

면 어떻겠느냔 말이지!”매소천이 껄껄대고 웃으며 두 손을 마구 흔들었다.”핫! 핫! 핫! 그건 안

되네! 화상 친구! 자기 잘못을 내게다 짊어지워서 욕을 뵈려구? 나는 말도 아닌데 왜 그런 거

북한 짐을 진단 말인가?”주육화상이 실망한 표정으로 여전히 넙죽넙죽하는 말.”두령님은 정말

인정 사정 없구려? 속담에도 군자를 위해선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다고 했는데‥‥‥‥”매소천

이 호탕하게 웃었다.”와하하! 핫! 핫! 화상 친구! 자네가 군자란 말인가?”화상은 뭣에 찔린 사

람같이 두 눈이 휘둥그래지며 말했다.”그럼 내가 소인(小人)이란 말이오?”만빙여 아가씨가

말을 가로챘다.”거짓말만 하고 실행을 하지 않는 사람이 소인이 아니고 뭐예요?”주육화상은

조금도 굴하는 기색이 없이 이죽이죽 말을 계속했다.”조카는 이 화상 아저씨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거지? 그래서 내 대가리를 두 쪽 내놓겠다구? 하하하!‥‥‥ 하지만 이 화상 아저씨는 무

궁무진한 불법(佛法)을 지니고 있단 말이야! 어김없이 앞으로 사흘 안에 소세옥이란 청년 하

나를 찾아내다 바치면 그만일 게 아냐?”현도노인이 빙그레 웃는 낯으로 화상을 매도했다.

“이 사람! 화상 친구! 자꾸만 주둥이를 나불거리면 나는 자네의 껍질을 몽땅 벗겨 버릴 테야!”

주육화상은 날름 혓바닥을 내밀어 보이며 울상을 하고 매소천에게 말했다.”두령님! 이 화상

이 얼마나 가련하게 되었는지 아시겠지? 젊은 아가씨는 대가리를 두 쪽 내고, 노인은 껍

질을 벗겨 버리겠다니, 이래 가지고야 이 화상인들 무슨 살맛이 있겠소?”화상의 가련하고

도 비굴한 꼬락서니를 보자, 만빙여 아가씨는 피식하고 조소를 금치 못했다.강주 아가씨

와 비운은 주육화상이 누군지 전혀 몰랐다.그러나 한눈에 세상의 풍진을 겪을 대로 겪은

이인(異人)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더군다나 화상이 자신 만만한 듯 떠드는 품을 보면

마치 소세옥이 아직도 엄연히 살아 있다는 것 같았다.하지만 강주 아가씨와 비운은 분

명히 소세옥이 숨지는 것을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