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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두 눈을 꼭 감고 있었지만, 그 밖에는 예봉 사마림 아가씨도 정자운 아가씨도

간 곳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그 선방의 면적은 과히 넓지 못했다. 사

방이 일 장 남짓한 길이의 좁디좁은 방.또 설비도 지극히 간단했고, 창 틈으로 들여다

보면 일목 요연하게 방 전체를 볼 수 있으니, 두 아가씨들이 몸을 숨길 만한 곳은 애

당초부터 있을 수 없었다.’혹, 사마림과 자운 아가씨가 이미 어디로 가버린 게 아닐

까?’이렇게도 의심해 봤지만, 천수관음 손추평 자신이 처음부터 그 방문과 들창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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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하고 있었는데도 두 아가씨들이 나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 또 그 선방은 삼면이 흙

벽이요, 구멍 하나도 뚫어진 데가 없었다.그렇다면 자운 아가씨와 사마림 아가씨는

어디로 갔다는 건가?하늘로 치솟았단 말인가?땅속으로 들어 갔단 말인가?도무지 까

닭을 모를 일이었다.아무래도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자, 천수관음 손추평은 이것

저것을 헤아릴 겨를이 없었다.무작정 선방으로 달려갔다. 방문을 열고 불쑥 들어갔다.

세심신니가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 선상(禪床) 위에 조용히 앉아있을 뿐, 방 안에서는

확실히 딴 사람의 그림자라곤 하나도 찾아낼 수 없었다.손추평은 자신도 모르게 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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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터져 나왔다.”흐흥! 신니 할머님! 자운 아가씨는 어디로 갔다죠?”세심신니는 털

끝만큼도 몸을 움직이는 기색이 없이 조용히 앉아있을 뿐. 얼굴에는 자상하고 얌전

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천수관음 손추평은 발칵 화가 치밀었다. 언성을 높여서 소

리를 질렀다.”흥! 신니 할머니! 두 아가씨들은 어디로 갔느냔 말예요?”그러나 이상한

일이었다.세심신니는 여전히 꼼짝달싹도 하지 않았다. 마치 죽은 사람처럼, 귀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천수관음 손추평은 허둥지둥 어찌해야 좋을지 몰랐다.

그렇다고 무작정 손을 댈 수도 없었다. 세심신니의 무술 실력이나 재간을 가지고 정말

손을 쓰기만 한다면, 천수관음 손추평 열 명이 한꺼번에 덤벼도 감당해 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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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세심신니는 이미 부처님 앞에서 경이나 읽으며

여생을 마치기로 결심한 노파로서, 두 번 다시 누구에게도 손을 대지 않으리라는 점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천하제일방 방주가 절대로 이 몇 사람들에게 세심신니

를 데리고 오라고 명령을 내리지도 않았을 것이다.천수관음 손추평은 감히 세심신니의

신변 가까이 다가서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