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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봤다. 조그만 입을 쫑긋쫑긋하면서 고개를 돌이켜 소세옥을 흘겨 보며 토라진 음성으로

물었다.”이 여자는 누구죠?”소세옥은 만빙여 아가씨가 또 어린아이같이 짓궂게 놀려고 하는

눈치를 재빨리 알아차렸다. 그러나 강적을 눈앞에 놓고 일개 아녀자에 관한 문제를 왈가왈

부 따질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만빙여 아가씨의 성미와 고집을 잘 아는지라, 빙그레

웃으며 어물쩍해 넘기려고 했다.”나의 누님 뻘 되는 매씨라는 아가씨요!””누님 뻘 되는 아

가씨?”만빙여 아가씨는 입가에 상대방을 지극히 경멸한다는 미소를 일부로 만들어 보이며

다음 말을 또 했다.”당신은 언제부터 또 매씨라는 누님 뻘 되는 아가씨를 사귀셨다는거죠?”

소세옥은 만빙여 아가씨가 무예계 사람들이 총동원이 되다시피 해 있는 이 마당에서 매약화

아가씨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들까 걱정하고 얼른 웃는 낯으로 대꾸했다.”만빙여 아가씨! 오

늘 밤 일이 끝난 다음에 소생이 자세히 설명해드리리다!”그러나 만빙여 아가씨는 입을 삐

죽삐죽 갑자기 얼굴에 발끈하고 노기를 띠면서 조그만 발로 땅바닥을 꺼지라는 듯이 힘있

게 구르며, 잔뜩 토라진 음성으로 고집을 부리는 것이었다.”안 돼요! 지금 당장, 어떻게 되

는 사이인지 말해 줘요!”주육화상이 옆에서 그 광경을 보고 있다가, 아무래도 심상치 않게

되리라는 것을 재빨리 눈치챘다. 만빙여 아가씨가 한 번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면 그것을 어

떤 사람도 꺾기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고 얼른 껄껄껄 웃으면서 구슬려서 넘겨 버리려고 했

다.”이봐! 우리 조카! 오늘 밤에는 중대한 일이 많단 말야! 그런 일은 내일 서서히 따지는

게 좋을 것 같은데‥‥‥‥”그러나 주육화상이 잠자코 있는 것만 못하게 되었다.숫제 아무 말

도 하지 않은 편이 좋았을 것을, 공연히 중뿔나게 한마디를 해 가지고 만빙여 아가씨의

약만 바싹 올려 놓았다.아가씨는 눈을 매섭게 떠서 주육화상을 흘겨 보면서 톡 쏴 주

었다.”아저씨하고 무슨 상관이 있는 일이야? 난 아저씨한테 물은 말이 아니야!”말을 다

하고 나서 고개를 이편으로 돌이키며 눈매가 샐쭉해 가지고 한층 더 토라진 음성이었

다.”당신이 말씀하지 않으셔도 난 잘 알아요! 흥! 어느 틈에 또‥‥‥‥”만빙여 아가씨는 말

끝을 맺지는 못했지만 그대로 계속해 내려갔다면 반드시, ‘어느 틈에 나도 모르게 매씨

라는 아가씨를 건드리셨나?’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은 만빙여 아가씨도 일개 규

중 처녀인지라, 평소에는 아무리 버르장머리없이 제멋대로 성미를 부리는 아가씨라고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차마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