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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나무 아미타불!”이때, 정기봉은 주육화상의 모욕적인 말을 듣고 보니 창피해서 견딜 수 없

는 노릇이었다. 치밀어 오르는 격분을 참지 못해, 벽력같이 소리를 질렀다.”그렇다면 좋다! 칼로

싸우자! 칼을 가져오너라!”계곡 어귀 바깥쪽으로부터 소동(小童) 둘이 달려 나왔다. 머리에 조그

만 상투를 틀었고, 몸에는 붉은빛 옷을 입고 있었다.한 자루의 유난히 긴 칼을 둘이서 떠받들고

나와서 정기봉 앞에 내려놓았다.정기봉은 왼손으로 칼자루를 잔뜩 움켜잡더니, 오른손으로 칼

을 불쑥 칼집에서 뽑았다.쟁그렁! 하는 매서운 쇳소리가 나면서, 싸늘하고 매서운 광채가 새파

랗게 번갯불처럼 줄기줄기 뻗쳐 났다.계곡 어귀에 서 있는 여러 사람들은 똑같이 가슴이 섬뜩해

짐을 느꼈고, 내심 똑같이 감탄하여 마지않았다.’과연 훌륭한 칼이구나!’정기봉은 왼손을 가볍

게 휘저었다.두 소동들이 곧 정중하게 절을 하고 물러나갔다. 어린 녀석들의 몸을 날리는 품이

, 무예계의 어떤 고수급 인물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빨랐다.매소천은 이상한 눈초리로

물러나가는 두 소동들의 모습을 유난히도 노려봤다. 자신도 모르게 이맛살이 찌푸려졌다.

제일명에게 넌지시 물어 봤다.”저 두 아이들은 본래가 점창파의 소동들이 아니었소? 그런데

어째서 정기봉을 따라다니며 시중을 들고 있소?”제일명이 장탄식을 금치 못하며 대답했다.

“듣자니, 점참파의 영도자 학씨가 목숨을 잃게 되었을 때, 저 두 소동들은 벌써 정기봉에게

붙잡혀서 놈의 심부름을 해주게 되었다 하오!”주육화상이 또 별안간 발광이라도 할 듯이

괴상한 음성으로 웃어 젖혔다.”우아아‥‥‥ 핫! 핫! 위대하신 방주님! 내 말은 아직도 채 끝

나지 않았다니까‥‥‥”정기봉도 격분에 찬 고함을 질렀다.”또 무슨 개수작이냐?할 말이

있으면 어디 다 해봐라!”주육화상이 입을 삐쭉삐쭉하면서 눈을 두리번두리번 발악으

로 소리를 질렀다.”개수작이라니! 이놈! 내 말을 더 들어 보고 나서 말해라!”정기봉은 격

분에 가득 찬 두 눈을 찢어질 것만 같이 딱 부릅떴다. 여전히 고함을 질렀다.”무슨 말이

냐? 또 할 말이 있다는 건! 이 못된 중 녀석아! 할 말이 있으면 어서 해봐라!”주육화상

은 일부러 여러 사람들이 똑똑히 들으라는 듯, 한층 더 목청을 뽑아서 소리를 질렀다

“위대하신 방주님! 그대는 오늘 밤에 두 개의 신분과 두 개의 입장에서 여기 나타났다

는 걸 알아 둬야 해! 소세옥이란 청년이 그대와 대결하겠다는 것은 왕년의 성수신검과

추운검객과의 원한 관계 때문이고, 삼대 문파의 영도자들이 그대를 만나서 끝장을 내

자는 것은 천하제일방 방주와의 분규 때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