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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약화 아가써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이켰다.마차를 타고 달려온 사람이 바로 강주 아가씨와

계집종 비운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금시에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러나 잠자코 있을 수는 없었

다. 억지로 목청을 뽑아서 알은 체를 했다.”강주 아가씨! 웬일이지?”강주 아가씨는 비운의 부

축을 받으면서 마차에서 내렸다. 입가에 살짝 미소를 드러내며 대꾸했다.”그래요! 나예요! 언

니가 보고 싶어서‥‥‥ 요즘 며칠 동안 언니는 도대체 어디 가 있었던 거지?”비운은 곁눈질을

핼끔핼끔, 매약화 아가씨의 몸차림을 아래위로 유심히 훑어봤다. 입술을 쫑긋쫑긋 혼자서 웃

음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 생글생글 소리 없는 미소를 입가에 띠면서‥‥‥‥비운의 미소는 매약

화 아가씨의 얼굴을 불덩어리처럼 새빨갛게 만들었다. 그리고 가슴이 두근두근 방망이질을

치게 만들었다.왜냐하면, 매약화 아가씨가 몸에 걸치고 있는 의복은 바로 그날, 산속 동굴에서

비운이 훌쩍 던져 준 옷이었기 때문이다.의복을 마련해다 주었을 때, 비운은 매약화 아가씨가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벌거숭이 알몸으로 소세옥과 뒹굴던 일을 물론 목격했을 것이

다. 이런 일을 생각해 봤을 때, 매약화 아가씨의 얼굴이 어찌 새빨개지지 않을 수 있으며, 가

슴이 두근거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이랴.사실인즉, 매약화 아가씨는 모르고 있었지만, 강주 아가

씨는 그날 동굴 속에서 일어났던 사태를 샅샅이 다 알고 있었다. 그러나 강주 아가씨는 사람

된 품이 만빙여같이 매정스럽고 앙칼진 데가 없었고, 남의 허물을 관용할 만한 아량을 지니

고 있었다.또 강주 아가씨는 매약화 아가씨를 진심으로 좋아했다. 서로 같이 지낸 지 불과 하

루 이틀밖에 안 되었지만, 두 아가씨들은 처음부터 의사가 상통했고 좋아졌기 때문에, 강주

아가씨는 심중에 털끝만한 시기나 질투를 품고 있지 않았다.비운은 매약화 아가씨의 부끄러

워서 어쩔 줄 모르는 꼴을 보자, 입 밖에 내놓고 싶은 말을 그대로 삼켜 버렸다. 그리고 눈

동자를 두리번두리번 살짝 곁눈질을 해서 백봉 주영을 흘겨 보면서 말했다.”매씨댁 아가

씨! 여기서 싸움을 하고 계신 판인가요?”말머리가 딴 데로 돌아가는 줄 알자, 그제서야

매약화 아가씨는 억지로 마음을 진정시키고 새빨갛던 얼굴빛이 다소 가라앉았다.”그래!

이 봉명장의 정 부인께서 저 유명한 이천검법으로 나의 버르장머리를 가르쳐 놓으시겠

다는 데, 유감스럽게도 내가 칼을 지니고있지 못해서 ‥‥‥”강주 아가씨는 정자운 아가씨를

따라서 며칠 동안 봉명장에 머물렀던 적이 있었는지라, 백봉 주영을 못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