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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만 경과하면 당장에 피부가 터져서 귀신 같은 무늬가 얼룩덜룩해지고 추악한 꼴이

된다는데‥‥‥‥ 아! 내 누이동생은?””그것이 바로 현도노인이 소세옥이란 청년을 땅속에

매장한 까닭이오! 매 형의 매씨가 어떻게 되었는지, 거기까지 이 화상은 알 수 없소!”

“우와와왁!”매소천은 눈이 뒤집힐 것같이, 목청이 터질 것같이 짐승이 울부짖듯 괴상한

고함을 질렀다.그 괴상한 음성은 산속의 나무들을 후들후들 떨게 했고, 계곡 밖으로 메아

리쳐 나갔다.매소천은 미칠 듯이 호통을 쳤다.”우리 화산파는 무영객이란 놈과 사생 결

단을 하고야 말겠다!””그럴 만한 자신이 있다는 건가?”두 사람은 꼭같이 깜짝 놀랐다. 왜

냐하면 매소천에게 반문하는 그 말소리는 주육화상의 입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고, 왼편에

있는 큼직한 바윗돌 뒤에서 들려 나왔기 때문이었다.매소천은 경각을 지체치 않고 콩이

튀듯이 몸을 날렸다. 두 손을 한꺼번에 앞으로 불쑥 내밀었다.산이라도 허물어뜨릴 만한

무시무시한 장력(掌力)이 큰 바윗돌 뒤를 들이쳤다.쿵!요란스런 음향이 천지를 진동하고,

돌이 부서지고 흙이 튀며 먼지가 안개처럼 하늘을 뽀얗게 뒤덮었다.그러나 주육화상은

도리어 호탕하게 웃어 젖히며 호통을 쳤다.”핫! 핫! 핫! 돼먹지도 않은 개새끼가 감히 이

화상을 놀려 보려구?”승복의 넓은 소맷자락이 허공에서 춤을 추는가 하는 순간, 화상은

벌써 한 그루 굵직한 나무를 향해 육박해 들어가고 있었다.화상의 몸이 나무 근처까지

접근도 하기 전에, 그 굵직한 나무는 우지끈! 뚝딱! 쾅! 하는 요란스런 소리를 내면서

허리가 두 동강으로 끊어져 버리고 말았다.하나는 화산파의 당당한 영도자.또 하나는

천하의 온갖 풍진은 겪을 대로 겪은 기승(奇僧).그런데도 두 사람은 꼭같이 보기 좋게

허탕을 치고 말았다. 큰 바윗돌 뒤에도, 굵직한 나무 뒤에도 사람의 그림자라곤 하나

도 없었다.두 사람이 호되게 골탕을 먹고 처음 있던 자리로 되돌아와서 버티고 서는 순

간에, 등덜미에서 징글맞은 냉소 소리가 들려 왔다.”우후후흥! 두 분의 무술 재간도 어

지간하시군! 나무나 바윗돌로는 막아내지 못하겠는걸!”두 사람은 동시에 홱 몸을 돌이

켰다.매소천이 격분에 가득 찬 음성으로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헤헤헤! 알고 보니

그대였군!””맞았어! 바로 나야! 두령님! 우리 정말 오래간만인데!”음성이 싸늘하기 소름

이 오싹 끼칠 지경이었다.주육화상은 괴상하게 생긴 두 눈을 두리번두리번거렸다. 난데

없이 나타난, 전신에 검정 옷을 입었고 키가 작달막하고 삐쩍 마른 늙은 사람이 누군지

얼른 생각이 나지 않았다.그 작달막하고 삐적 마른 노인은 방정맞은 음성으로 냉소를

터뜨렸다.”해해해! 해해해! 주육화상! 그대도 굉장한 구경을 하려고 여기 나타났군!”

화상이 서슴지 않고 대꾸했다.”맞았어!”매소천이 나지막한 음성으로 성급히 말했다.